봄철 건강음식
봄기운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 아직은 겨울 끝자락에 묻어올 꽃샘 추위가 한두 차례 더 남아 있긴 하지만 아침저녁 불어오는 바람이 한결 부드럽다. 이제 곧 나뭇가지들은 뿌리에서 힘차게 빨아올린 물기로 파릇하게 새싹을 틔울 것이고, 봄꽃을 흐드러지게 피워낼 것이다. 겨우내 안으로 응축되어 있던 기운이 밖으로 발산하는 계절이 온 것이다. 서양에서 봄을 스프링(spring)이라 부르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지라 양기가 점점 강렬해지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기(氣) 순환이 활발해지는 등 생체 리듬이 바뀌게 마련이다. 하지만 인체는 생각처럼 빨리 변하지 않는다. 오행상 봄은 목(木)에 해당하므로 간기능이 왕성해야 봄기운을 이겨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흔히들 ‘밥맛이 없다’ ‘온몸이 나른하다’ ‘몸이 무겁다’ ‘자꾸 졸린다’고 말하는 춘곤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를 예방하려면 충분한 휴식, 적당한 운동과 함께 계절에 맞는 먹을거리로 생체 리듬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냉이, 쑥, 돌나물, 취나물, 두릅 같은 싱싱한 나물류는 봄철 건강을 위해 자연이 내려주신 선물이라 할 만하다.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입맛을 돋울 뿐만 아니라 원기를 회복하고 간에 쌓인 독소를 풀어준다. 특히 비타민C가 많아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 그리고 졸음을 쫓는 데 아주 그만이다.
참기름을 넣고 쓱쓱 비빈 봄나물 비빔밥에 두부된장찌개를 곁들인다면 봄철 최고의 식단이 될 것이다. 봄에는 활동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단백질과 지방을 많이 섭취해야 하는데 콩과 두부, 참기름은 동물성이 아니라 식물성인 만큼 영양과 건강을 한꺼번에 취할 수 있다.
유난히 봄을 타서 눈에 띌 정도로 기운이 허해지는 경우라면 양삼탕(兩蔘湯)을 권한다. 양삼탕은 땅에서 나는 인삼과, ‘바다에서 나는 인삼’이라는 해삼으로 만드는 음식인데 한방에서는 이를 불로소양삼(不老燒兩蔘)이라 부른다. 각종 약리 효능을 인정받은 인삼에 칼슘, 요오드, 알긴산 등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해삼이 찰떡궁합으로 배합된 만큼 다른 어떤 영양제보다 훌륭한 건강보양식으로 손꼽힐 만하다.
봄철엔 너나없이 입맛을 잃기 쉬운데 이때는 음식을 만들 때 식초를 잘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새콤하게 톡 쏘는 식초의 맛이 식욕을 돋우며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 흡수를 도와주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식초를 ‘안으로 기운을 거둬들이는 식품’으로 보며, 어지럼증을 다스리고 고기나 어류, 채식에 의한 독을 풀어주는 치료제로도 써왔다. 요즘엔 식초를 건강음료로 이용하는데, 미국의 장수 지역인 버몬트주 주민들은 사과식초 두 숟갈과 꿀 두 숟갈을 생수 한컵에 타서 마신다고도 한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0-06-18 13:34:57 공지사항(으)로 부터 이동됨]
: 830 
